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이 거절되는 집 — 공시가격 126% 계산법

부동산 세제개편안 2026 보유세 거래세 대표 이미지

작성자

카테고리:

전세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서야 보증보험을 알아보는 분이 많습니다. 순서가 뒤집힌 겁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세입자가 원한다고 다 되는 상품이 아니라, 집이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계약금을 넣은 뒤에 “이 집은 가입이 안 됩니다”라는 답을 들으면 되돌릴 방법이 없습니다.

거절 사유의 대부분은 한 줄로 요약됩니다. 보증금이 집값에 비해 너무 크다는 것.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집값이 우리가 아는 시세가 아니라는 점에서 계산이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아래는 가입 여부를 판단하는 순서 그대로 정리한 것입니다.

세 곳에서 팔지만 조건은 서로 다릅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 HF(한국주택금융공사), SGI서울보증 세 곳에서 취급합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아무 데나 넣으면 되는 줄 알기 쉬운데, 보증료도 다르고 가입 자격도 다릅니다. HF는 보증료가 가장 싼 대신 HF 전세자금대출을 함께 써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SGI는 아파트라면 보증금 한도가 사실상 없다시피 하지만 보증료가 가장 비쌉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건 HUG인데, 저소득·신혼부부 등에 대한 할인 폭이 크고 보증금 일부만 가입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구분 HUG HF SGI서울보증
연 보증료율 0.097~0.211% 0.04~0.18% 아파트 0.138~0.183%
기타 0.208% 안팎
보증금 한도 수도권 7억
그 외 5억
수도권 7억
그 외 5억
아파트 한도 없음
기타 10억
별도 조건 없음 HF 전세대출 이용 없음
부분 가입 가능 전액만 전액만
할인 사회배려계층 최대 60% 다자녀·신혼 우대 LTV 연동 할인

표의 숫자만 보면 HF가 압도적으로 싸 보입니다. 실제로 보증금 8천만원·2년 계약이면 HUG는 월 7,600원 안팎, HF는 월 2,600원 안팎으로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다만 HF는 그 회사 전세대출을 끼고 있어야 하니 대출을 다른 은행에서 받았거나 대출 없이 자기 돈으로 들어간 세입자에게는 선택지가 아닙니다. 보증금 2억을 SGI로 넣으면 월 3만원을 넘어갑니다. 2년이면 70만원이 넘는 돈입니다.

126%에서 갈립니다 — 시세가 아니라 공시가격

가장 많이 걸리는 관문이 여기입니다. HUG는 전세보증금과 선순위 채권을 합한 금액이 주택가격의 90%를 넘으면 보증을 내주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주택가격을 시세로 잡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빌라나 다세대처럼 실거래가 드문 주택은 공시가격에 140%를 곱해 집값으로 봅니다. 거기에 담보인정비율 90%를 곱하면 결국 공시가격의 126%가 한도가 됩니다. 이걸 흔히 126% 룰이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공시가격이 2억원인 빌라라면, 보증금과 선순위 근저당을 합쳐 2억 5,200만원까지만 보증이 나옵니다. 집주인이 시세 3억이라고 말하고 실제로 그 값에 거래되더라도, 심사에서 쓰는 숫자는 2억입니다. 이 비율은 예전에 150%였다가 조여진 것이라, 몇 해 전 정보를 그대로 믿고 계산하면 어긋납니다.

공시가격 집값 인정액(×140%) 보증 가능 상한(×90%) 선순위 근저당 5천만원일 때 최대 보증금
1억 5,000만원 2억 1,000만원 1억 8,900만원 1억 3,900만원
2억원 2억 8,000만원 2억 5,200만원 2억 200만원
2억 5,000만원 3억 5,000만원 3억 1,500만원 2억 6,500만원
3억원 4억 2,000만원 3억 7,800만원 3억 2,800만원

표에서 눈여겨볼 줄은 마지막 칸입니다. 집주인이 이미 받아둔 대출이 5천만원만 있어도 가입 가능한 보증금이 그만큼 통째로 깎입니다. 등기부등본을 떼어 근저당 설정액을 확인하는 일이 계약 전에 반드시 끝나야 하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채권최고액은 보통 실제 대출금의 110~120%로 잡혀 있는데, 심사에서는 이 채권최고액을 기준으로 봅니다.

단독·다가구주택은 계산이 한 겹 더 복잡합니다. 한 건물에 여러 세대가 사는 구조라 나보다 먼저 들어온 다른 세입자들의 보증금까지 선순위 채권에 더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근저당이 한 푼도 없는 깨끗한 건물이어도, 앞 세대들의 보증금 합계가 이미 한도를 채워버린 경우가 흔합니다. 이 정보는 등기부등본에 나오지 않습니다. 임대인에게 임대차 현황을 요구하거나 확정일자 부여 현황을 열람해야 파악됩니다. 다가구 전세가 유독 위험하다는 말이 나오는 배경이 여기에 있습니다.

기한은 계약기간의 절반, 그 뒤엔 못 넣습니다

조건을 다 채웠어도 시기를 놓치면 끝입니다. 신규 계약은 계약기간의 2분의 1이 지나기 전에 신청해야 합니다. 2년 계약이면 1년이 지나기 전, 즉 입주 후 12개월 안에 접수를 마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산점은 잔금을 치른 날과 전입신고를 한 날 중 나중 날짜입니다.

여기서 자주 생기는 착각이 있습니다. 계약을 갱신했으니 기한도 새로 생긴다고 생각하는 경우인데, 갱신 계약은 갱신된 계약기간의 절반이 다시 기준이 됩니다. 묵시적 갱신으로 넘어간 경우에는 갱신 시점을 특정하기 애매해져 실무에서 다툼이 생기기도 합니다. 전세 계약의 갱신 방식이 몇 갈래로 나뉘는지는 전세 재계약, 세 갈래로 갈립니다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또 하나. 보증 신청 시점에 실제로 그 집에 살고 있어야 하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모두 되어 있어야 합니다. 주민등록을 다른 곳에 걸어둔 상태라면 그 자체로 심사를 통과하지 못합니다.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살아 있어야 보증기관이 나중에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증료는 얼마고 누가 대신 내주나

보증료 계산식은 세 기관이 같습니다. 보증금액에 보증료율을 곱하고, 계약기간 일수를 365로 나눈 값을 다시 곱합니다. 2년 계약이면 대략 보증료율의 두 배가 총액이 되는 셈입니다. 한꺼번에 내는 것이 원칙이고 분납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부담이 얼마나 되는지는 보증금 규모에 따라 체감이 크게 달라집니다. HUG 기준 부채비율이 낮은 아파트라면 0.115% 안팎이 적용되는데, 보증금 3억이면 1년에 34만 5천원, 2년 계약 전체로는 69만원입니다. 적지 않은 돈이지만 보증금 3억을 통째로 날릴 위험과 견줄 금액은 아닙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지자체 보증료 지원입니다.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청년·신혼부부·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보증료를 되돌려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소득 기준이 대체로 6천만원 이하(신혼부부는 7천500만원 이하)이고 지원 한도는 40만원 선입니다. 보증에 가입한 뒤 사후 신청하는 방식이 많아, 가입만 하고 신청을 안 해서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꽤 됩니다. 거주지 시·군·구 홈페이지에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 지원”으로 찾으면 나옵니다.

계약 전에 순서대로 확인할 것

정리하면 확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첫째, 등기부등본을 떼어 선순위 근저당의 채권최고액을 확인합니다. 둘째, 해당 주택의 공시가격을 조회합니다. 아파트는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에서, 빌라·다세대도 같은 곳에서 개별주택가격 또는 공동주택가격으로 확인됩니다. 셋째, 공시가격에 1.26을 곱한 뒤 채권최고액을 뺍니다. 그 결과가 내가 넣으려는 보증금보다 크면 일단 가능성이 있습니다.

네 번째로 볼 것은 집주인의 체납입니다. 국세 체납이 있으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세금이 먼저 배당되기 때문에, 보증 가입 여부와 별개로 위험 신호입니다. 임대차 계약을 맺은 임차인은 임대인의 동의 없이도 미납국세 열람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보증금이 1천만원을 넘는 경우로 제한되고, 계약일부터 임대차 시작일까지의 기간에만 가능합니다.

다섯 번째는 집주인이 이미 보증 사고를 낸 이력이 있는지입니다. HUG는 반환보증 사고를 반복한 임대인을 가입 제한 대상으로 관리하는데, 계약 전에 세입자가 직접 조회할 수 있는 창구는 제한적입니다. 안심전세앱에서 임대인 보증사고 이력과 악성임대인 여부를 일부 확인할 수 있으니 계약 전에 한 번 돌려보는 편이 낫습니다.

자주 어긋나는 지점 세 가지

첫째, 보증에 가입했다고 해서 만기에 자동으로 돈이 나오는 게 아닙니다. 계약이 끝나고 한 달이 지나도록 보증금을 못 받았을 때 세입자가 이행청구를 해야 절차가 시작됩니다. 그 전에 계약 해지 통보가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증거도 남겨둬야 합니다. 내용증명이나 문자 기록을 챙겨두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둘째, 전세자금대출에 붙어 나오는 보증과 반환보증은 다른 물건입니다. 전세대출 보증은 은행이 빌려준 돈을 떼이지 않도록 하는 장치고, 반환보증은 세입자의 보증금을 지키는 장치입니다. 대출받을 때 서류에 보증 관련 항목이 있었다는 이유로 이미 가입돼 있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세자금대출의 종류별 차이는 전세자금대출 종류 정리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셋째, 중도 해지하면 보증료를 일부 돌려받습니다. 계약이 예정보다 일찍 끝났다면 남은 기간에 해당하는 보증료를 환급받을 수 있는데, 신청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이사 정리하느라 잊고 넘어가는 항목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의 수치는 2026년 기준이고 담보인정비율과 보증료율은 정책에 따라 조정됩니다. 실제 가입 직전에는 HUG 안심전세포털이나 각 기관 창구에서 그 시점의 기준을 다시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특히 공시가격은 매년 새로 고시되기 때문에, 작년 숫자로 계산해 두고 안심하고 있다가 올해 기준으로는 한도를 넘겨버리는 경우가 실제로 생깁니다.